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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 및 남북관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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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19년 12월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등 대내외 정세를 반영한 국정 방향을 공표하였습니다. 전원회의는, 최고정책결정기구인 당대회나 당대표자회가 개최되지 않는 기간 사이에 주요 당간부인 노동당 중앙위원들이 모두 참석하여 국가의 주요 노선과 정책, 주요 인사임면 등을 결정하는 최상위급 의사결정기구입니다. (7기 5차란,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선임된 중앙위원들이 모이는 다섯 번째 회의란 의미입니다.)


비핵화협상 연말 시한을 앞둔 시점에서 열린 금번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北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및 제재 국면을 국방력 강화와 자립경제 건설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고 공표하며, 이 ‘정면 돌파’라는 단어를 무려 23번 언급하였는데요. 이 시간은 금번 전원회의 결과를 정세인식, 북미관계, 경제부문, 남북관계 각 사안별로 진단하고,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남북관계를 전망하고자 합니다.

[정세인식]
금번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현 정세를 ‘전대미문의 준엄한 난국’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초대형 방사포,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의 전략무기체계 확보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방부문 및 경제부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습니다. 다만, 미국과의 대립 및 경제제재의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며, 각 부문에서의 역량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표면적으로만 ‘대화와 협상’을 주장하며 현 정세를 자국의 정치적 필요에 활용한다고 비판하고, 이러한 이중적 행태와 대북 정치·군사·경제적 위협 중단을 촉구하였습니다. 대내적으로는 현재의 북미관계를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규정하고 불리한 대외여건 속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 및 자립경제발전을 위한 내부 결집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적대 세력’의 제재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전당적, 전국가적, 전사회적으로 ‘사회주의건설’의 활로를 열기 위한 ‘정면 돌파전’을 시대적 과제로 제시하였습니다.

[북미관계]
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미국에 경고했던 ‘새로운 길’을, 금번 전원회의에서 ‘정면 돌파 노선’으로 공식화했습니다. 한미군사훈련과 남한의 첨단무기 도입, 추가 대북제재를 비판하며, 기존 비핵화 조치를 철회하거나 ‘새로운 전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미국에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군사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은 장기화될 조짐이나, (핵)억제력 강화는 미국의 태도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 언급, 영문에는 Properly, ‘적절히’라고 표기를 했는데요-이같은 표현은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북한은 우방국을 활용하는 등 대미 압박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금번 전원회의에서 우호국 관련 담화는 빠져있으나, 김형준 주러시아 북한대사가 당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북한의 대러 외교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향후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행동을 지렛대로 대미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경제부문]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2017년, 2018년에 각각 –3.5%, -4.1%로 역상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위원장 역시 경제제재로 인한 경제발전 제약을 일부 인정하면서 이에 대응을 위한 자립경제건설을 강조하며 내부 역량 결집과 (국가경제사업에 있어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 강화, ‘10대 전망 목표와 지표별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달성하기 위한 ‘全인민적 생산투쟁과 창조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국가의 집행력·통제력 강화를 주문하였습니다.


특히, 이전보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김위원장이 국가경제관리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문을 지목한 점이 눈에 띕니다. 국가상업체계 복원과 불필요한 절차 및 제도 정리, 전문 건설 역량 강화 및 건설장비 현대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현실화 등을 주문한 것은 2019년 4월 개정된 ‘사회주의헌법’의 내용을 일정 정도 반영해 언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2020년은 김 위원장이 적극 추진해 온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종료 시한이면서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으로 경제성과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2018년 4월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노선’을 주창하고, 군수공업 부문 자원을 민수 부문, 특히 대규모 건설사업에 투입하였죠. 금번 전원회의에서 경제부문을 ‘정면돌파전의 기본전선’으로 설정한 만큼, 군수 부문 자원의 민수 부문 투입은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을 보입니다. 다만, 북미 비핵화 협상 파행 시, 2018년 4월 이전의 군수 부문 중심의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남북관계]
통상적으로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주로 다루지는 않으나, 금번 ‘전원회의 결과 보도’가 신년사를 대체하는 성격을 띠고 있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특기할만한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한은 ‘(한미)합동군사연습’, ‘첨단장비를 남조선에 반입’ 등 미국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한 차례 언급했을 뿐, 직접적인 대남 관련 언급이 부재한 것은 북한 당국이 현시점에서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남북대화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북한의 ‘先미後남’ 기조에 따라 1년 가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2019년 4월 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한의 ‘중재자’, ‘촉진자’론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남한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한 만큼 금번 전원회의에서도 이와 같은 기조가 지속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망]
금번 전원회의 결과를 사안별로 정리해본 바, 북한은 장기 제재 국면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미국과의 대화 중단 선언을 언급하지 않은 점은 향후 정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첫째, 북한은 올해 종료 시한 두고 있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이은 경제 발전 10대 전망목표 추진을 위한 계획 수립을 언급한 점 등, 김정은 시대의 경제정책 기조에 따라 ’자력갱생·자력강화’로 정면돌파를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북측은 대미 강경입장을 표명했으나 미국측의 행보에 따른 수위조절을 언급하여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향후 미 대선 상황을 살피면서 실무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고려해 ICBM이나 SLBM 시험발사 등 전략 도발에 즉각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협상의 판을 깨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셋째, 북한의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자력갱생, 과학기술 발전 독려는 20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삼지연시꾸리기 2단계 공사 등 건설역량 강화를 별도로 언급한 만큼 대규모 건설사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제재 국면에서도 민생경제의 안정화를 통한 인민생활 향상, 분권화·시장화를 통한 산업 현장의 자율성 제고 조치 지속,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 활로 모색 등은 지속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남측을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선미후남 입장을 분명히하여 당분간 남북관계경색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은 2013년부터 매년 김 위원장의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해왔으나 금년의 경우 매우 이례적으로 ‘전원회의 결과 보도’로 갈음하였습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의 장기화와 지속되고 있는 국제사회 대북제재는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일 것입니다. 이를 인식하고 있는 듯 김 위원장은 노동당 창구를 활용해 ‘대미 강경발언’을 이어가면서도, 협상의 판을 깨기 위한 것 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를 다분히 보이며 유화적인 태도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더불어, ‘국방력 강화’가 상당히 강조되긴 했지만 과학기술 강조, 대규모 건설사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제재 국면에서도 투자 유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바, 우리는 남북간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북한의 경제개혁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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