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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와 불법파견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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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고등법원은 모 연탄회사와 하청업체 직원 간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보통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작업이나 공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외주로 진행하는 것은 여러분 기업에서도 낯설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는데요. 외주와 불법파견은 어떻게 다를까요. 오늘은 외주와 불법파견의 차이점을 짚어보는 것을 통해 외주 진행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들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불법파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법한 근로자 파견이 무엇인지를 먼저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자 파견은, 파견사업주 즉 적법한 허가를 얻어 근로자 파견을 사업으로 영위하는 업체와, 사용사업주, 파견사업주와 근로자 파견계약을 맺고 파견근로자를 제공받아 일을 시키는 업체,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견근로자, 파견사업주 소속 직원이지만 사용사업주가 지정하는 장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까지 이렇게 세 당사자가 형성하는 법률관계입니다. 이 법률관계에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점은 적법한 파견이 이루어지면,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와 근로관계를 맺지 않더라도 업무를 부여하고 지시를 할 수가 있다는 점인데요.

 

파견은 외주와 구조가 아주 흡사합니다.? 다른 업체 직원이 우리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한다는 점 때문인데요. 그러나 깊게 들어가면 그 둘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적법한 파견의 경우엔, 기업이 파견사업주에게 적법한 허가절차를 거쳐 근로자 파견을 의뢰했기 때문에 우리 기업 소속 직원이 아니더라도 업무지시나 근태관리가 전면적으로 가능합니다. 그러나 외주로 업무를 진행할 경우엔 다릅니다. 외주업체와는 도급계약이나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이때 계약의 목표는 업무의 결과 내지는 일의 완성이 목표입니다. 즉, 외주업체 직원의 제대로 된 업무수행을 계약의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죠. 바로 이 점이 파견과 외주의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는데요. 업무 수행 중인 외주업체 인력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외주의 취지에 맞지 않아 위법한 일이 된다는 것이죠. 좀 더 강조하자면 직접 채용이나 파견이 아니라면 외주 소속의 직원에게, 내 직원한테 하듯 업무지시나 근태관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파견 직원과, 외주업체 직원의 개념이 엄연히 다르다 보니, 외주업체 직원이 어떻게 혹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가 우리의 관심사가 된다면, 형식은 도급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질은 파견처럼 운영이 되기 때문에 ‘위장도급’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위장도급은 실질적으로는 파견인데 적법한 파견이 아니니 법적으로는 불법파견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죠.

 

위장도급이 무엇인지, 좀 더 직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대법원이 외주를 위장도급이라 판단해 불법파견으로 평가한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자동차 기업의 경우, 전체 제조공정이 컨베이어 벨트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례의 주인공이 되는 A사 역시 이 같은 구조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A사는 제조 공정 중 의장 공정을 B사에 외주를 맡겼습니다. 의장 공정이란 프레임이 완성된 차체 내부에 공조를 설치하고 시트를 장착하는 등 자동차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공정인데요, 이를 위해서 B사 소속 직원들은 A사 제조라인 내에 상주하면서 의장 공정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B사 직원들이 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A사는 컨베이어 벨트 형태 공정의 속성상 의장 공정의 앞뒤로 연계된 다른 공정들과 결합해 자동차 한 대의 완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A사는 B사 소속 직원들에 대한 업무지시 감독과 근태관리를 통해 생산되는 자동차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업무에 종사하던 B사 직원 C가 업무에서 배제되기 시작했고, 결국 B사에게 해고당하게 되었는데요. C는 자신의 실직이 결국 A사의 결정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B사가 아닌 A사를 상대로 해고무효를 주장하면서 법원에 A사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형식적인 소속은 B 사였지만 실질적으로는 A사 소속 근로자였다는 주장을 한 것이지요. 하급심에서는 C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C와 A의 관계에서 도급관계에서 허용될 수 없는 직접적인 작업지시가 있었으므로 A와 B의 관계는 위장도급이고 C에 대해서는 불법파견이 인정된다고 해서 C에게 A의 소속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였습니다.

 

여러분의 사업장에도 외주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 사업장에는 외주업체 직원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얼마나 지시 또는 간섭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경각심을 갖고 꼼꼼하게 점검해 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외주를 통해 진행하는 업무 도중 안전 이슈가 제기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자면 위험 상황 발생 시 소속 직원이 아닌 외주업체 직원에게 대응에 필요한 지시를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는 일도 적지 않죠. 그러나 이 같은 문제에 관해서는 불법파견 문제와 안전조치 문제를 구분해서 대응하시면 충분합니다. 우리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관계를 전제로 한 안전조치 의무를 도급업체와 외주업체 모두에게 부여하고 있습니다. 외주업체라 하더라도 안전에 관해서는 정당한 요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죠. 외주에 관해서 불법파견의 여지가 없다면, 안전에 관한 업무 지시는 오히려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사내 불법파견 케이스가 없는지 점검해 보시고, 법적인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을 통해서 여러분 기업의 경영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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